오래된 추억-어떤 죽음

오래된 추억-어떤 죽음

석두 5 4,418
석두는 K여고와 B고의 중간지점쯤에 살았다. 
K여고는 수정동 뒷길에 있고 B고는 초량동 뒷길에 있다. 이 두 학교를 이어주는 길은 여러갈래이나 고관입구라는 合道点(?)을 피하기는 대단히 어렵다. B고 근처에 사는 K여고생들은  아침 등교시간에 고관입구를 통과하여 청학서림을 지나 정내과 병원 옆 모퉁이 파출소에서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고
, k여고 근처나 좌천동에 살며 모교로 가는 길이 고관입구를 지나 천우한의원 앞길을 지나야 했던 코스이다.
그래서 3년을 한결같이 마주치며 보아오는 얼굴들이라 이름 석자 정도는 알 만한 자는 알고 있었고, 정보통이라면 더 세세콜콜한 것도 알고 있었으리라. 특히 한대 꼬시고 갈 과부집 앞 ‘소눈깔이’를 기억하는 자 많았을 꺼고 말이다. ‘소눈깔이’는 나의 초등학교 동기이고 그 근처에 사는 K여고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동기이지만 우린 등하교 길에 마주친다고 눈짓 한 번 안 준 걸로 안다. (앞에 쓴 춘하추동의 인자에서도 언급했다.물론 인자도 3년이 아니라 중고 합쳐 6년을 마주쳤지만)
그런데 석두는 그 자주 보던 얼굴 중에서 한 학년 아래로 항상 같이 다니던 키가 크고 작은 여고생 둘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. 그네 둘은 당시에는 드물게 뽀얀 얼굴에 단정하여 유난히 관심이 가는 학생이였다. 그래서 알아낸 것이 성은 백씨며 둘 사이는 사촌간이라는 것 등이다. 이 둘의 신상을 내게  알려준 여학생의 조카가  외자 이름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는, 인기청춘배우 겸 탈렌트이다. 탈렌트의 아버지는 석두와 친구 사이이고 대통령의 고교동기이다.
그네들을 한 2년을 보고 석두는 고관입구를 떠난다.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며 사노라 몹씨 힘들어한다.
세월이 흘렀다. 월남파병, 박정희와 공화당, 유신, 군사정권에 대한 데모니 부마항쟁이니 10.26을 거쳐 12.12사태, 전두환 정권과 광주사태 등등이 그 세월과 함께 나라를 뒤끓게 했다.
우리들도 그 사건들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 살아왔으리라.
10년쯤 전인가? 아니면 더 오래전이였던가?
부산 영도의 어느 절 부근 절벽에서 한 여인이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신문에 보도되었고, 추락의 원인이라는데 흥미가 생겼다. 그 당시 실명(失明)상태인 여인이 실족하였는지 남편의 사망에 따른 심적공황으로 자살했는지 또 누군가 절벽에 밀어버린 살인사고인지도 모른다는 것이였다.
신문은 여인의 신상명세를 쭉 나열했는데 이름과 나이와 출신학교가 나를 아연케했다. 그 여인은 고교시절 등하교시 보아 왔던 그 뽀얀 얼굴의 백씨 사촌자매 중 한 명이였다.
 여인의 남편은 전두환이 반란을 일으킨 날 습격받은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사령관의 연행을 막다가 총격에 사망한 김소령으로, 이 날벼락 같은 충격에 여인은 실명지경까지 가 그 절에서 요양 중이였다는 것이다.
신문을 읽은 그 날은 충격이였다. 그 소박하게 사는 삶에 어려움 없이 살 그 여학생의 인생이 그렇게 덧없음에 석두는 또 한번 삶이란 진짜 무언가 정말 무언가에 달린 것이고 그 무언가는 
답이 없는 게 정답이구나.
하고 소주 한잔 더 마셨습니다.
 지금 이 글을 두드리다가 인터넷 들어가 검색해 찾은 관련된 글이다.

~정씨는 1997년 대법원이 12·12를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결국 내란기도 방조 혐의에 대해 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한 뒤, 예비역 군 장성 모임인 성우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.
 이들과 달리 쿠데타 주동자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보지 못한 ‘피해자’도 있다.
 정 사령관과 함께 반란군에 저항했던 김오랑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은 당시 반란군에 가담한 박종규 3공수여단 15대대장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. 김 소령의 부인 백**씨는 6공화국 말기에 남편의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을 준비하다 남편과 사별한 지 12년 뒤인 1991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.(한겨레 2003.12.11)

~연출가의 세 작품을 초청하였다. ~중략~「사천일의 밤」은 박상현이 오랜만에 자신의 본래 장점을 발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. 12·12 사태의 와중에서 신군부에 의해 살해된 고(故) 김오랑 소령의 미망인인 백**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박상현은 한 평범한 여성이 어떻게 정치적 소용돌이에 말려들어 어떻게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가는지를 대단히 세밀한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.
 물론 백**의 내적 세계를 이루는 남편에 대한 사랑 부분이 너무 미약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정치 권력이나 그것의 폭력성과 같은 외적 세계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고,~중략~ 하지만 독특한 구성과 공간 활용을 통해 백**이라는 한 여인의 죽음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도록 하고 있으며, 역사의 무게에 짓눌린 한 개인의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작품이다.(www.kcaf.or.kr/yearbook/1999/play/연극/창작극)

이 글은 2년전 고교동기회 회보에 게재한 것으로 약간 가필하였습니다. 

Comments

mamelda
죽음은 슬픕니다..... ㅡㅡ^ 
★쑤바™★
석실장님....개고기는....ㅠ_ㅠ
언제 한번 개 수육 뜯으러 가게요...
반주 한잔 걸침서나.ㅋㅋㅋ

말로만 간다간다 했는디..
담번엔 꼭 부산정모 가거씀다~!!
울 기리님이 자꾸 쑤바 밉다고 해서리...영~신경쓰이네.ㅋㅋㅋ 
냐냐
다 부산이야.... 맨날...;; 
석두
오리 안 먹어, 닭도 안 먹어, 지금 홀에서는 돼지내장수육에 꼬냑 소주 맥주 마시는데
난 돌아앉아서 두부 2/3모에 오징어 젓갈과 배추김치, 국물김치로 맛나게 티비 보면서 즐기고 있다. 
하늘공주
실장님~ ^-^
하늘이에요~ㅋ  담달에 오리고기집 가요~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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